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마이케 빈네무트는 2010년 독일의 유명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 도전하여 상금 50만유로의 주인공이 된다.
매월 1일에 시작하여 말일에 다른 나라로 떠나는 12개 나라의 여행이 1년간 이어진다. 안정된 일상을 떠나 자신에게 ‘완전한 자유’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산다는 것, 의무도 없고 타협할 필요도 없는 삶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철학적이고 어디를 가든 누군가와 인연이 되어 좋은여행 특별한 삶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호주 시드니를 첫 여행지로 정한다.
이 책은 마이케가 아는 열두 사람에게 열두 도시에서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있다.
1월 시드니,호주
마이케의 시선을 끈 왕립식물원에서의 안내판문구
<Please walk on the grass(잔디위로 걸으세요)>
그 뿐만 아니다. 글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장미향을 맡고 나무를 안아보고 새들과 얘기하고 초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라고 적혀 있다. 시드니 전체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첫 여행지에서 아름다음에 매료된다. 우쿠렐레를 배우고 겁이 나는 일을 매일 조금씩하는 용기를 내기도 하고 앞으로의 여행에 미리 예견하거나 가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로 마음 먹는다.
2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먼 타향에서 아주 작지만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친밀함, 익숙한 패턴, 관련성을 찾는 여행에 매료된다. 매달 그곳에서 배운 열가지를 정리해 놓는다. 그 중 인상깊은 것은 스페인어에서 나이를 말할때 동사로 tener(가지다, 소유하다)를 쓴다. ‘탱고 씬쿠엔타 아노스(나는 50세다가 아니라 나는 50년을 가졌다)’ 나이를 재산으로 본다. 이것이야말로 나이를 대하는 최고의 자세가 아닐까. 나이를 먹는건 흠이 아니라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3월 뭄바이, 인도. 4월 상하이, 중국
여행의 아침은 아르헨티나에서 산 은주전자로 차를 끓여먹는 것으로 루틴을 갖는다. 이 은주전자는 마이케의 여행친구가 되어준다. 중국인은 완벽하다고 생각할때 ‘차 부 두오’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런대로 괜찮다’ 완벽을 대하는 완벽한 자세를 배운다.
5월 호놀롤루, 하와이
마음 내키는 대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이것을 생각할 때마다 마이케는 도덕적으로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기분이 들었었다. 내려놓기, 버리기, 눈치 안 보고 살기,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아무것도 안 하기, 무의미해 보이는 일 하기, 이렇게 되기까지 5개월이 걸렸다. 남의 기대든 자신의 기대든 기대에 부응하느라 삶을 허비해선 안된다. 진지하게 생각하면 놀랍게도 꼭 해야하는 일이 별로 없다.
6월 샌프란시스코,미국
6월은 마이케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전통을 따르기로 한다. 바로 교회에서. 하지만 고전적인 교회가 아닌 재즈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을 성인으로 공경하고, 테너색소폰을 든 존 콜트레인이 성화처럼 곳곳에 걸려있는 교회이다. 예배는 콜트레인의 영성이 충만한 <최고의 사랑>을 20분짜리 버전으로 편곡해서 연주했는데 그 곳에서 마이케는 아름다운 감동을 받는다. 설교가 진행되는 동안 반주나는 무아지경으로 콜트레인의 명곡 <우리가 이별을 고할때>를 연주한다.
이 외에도 여행에서의 감미롭고도 흥미로운 일들이 자세히 서술 되어 있다. 읽는 내내 그 곳에 있는 듯한 경험과 함께, 삶에 관해서도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문구들로 감동받는다.
‘인생은 순방향으로 살게 되고 역방향으로 이해된다’ 그러니 그냥 기다리면 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어떤 길을 가든, 지나고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옳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걸 알게 된다. 답을 찾는것 보다는 올바른 질문이 훨씬 중요함을 알려준다.
마이케가 소개한,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려 한다.
당신의 마음에 풀리지 않은 모든 질문들을 참고 기다리세요.
부디 그 질문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세요. 당신에게 올 수 없는 답을 지금 찾으려 애쓰지 마세요.
당신은 답으로 살 수 없습니다. 지금은 질문으로 사세요. 그러면 당신은 서서히 먼 미래의 어느 날 답으로 살게 될 겁니다.
마이케는 1년의 여행을 마치고도 독일의 도시들에서 살기도하며 마이케의 옷장은 몇달 사이에 대대적으로 비워졌다. 마이케는 비웠고 내려놓았다.
마이케는 1년의 여행이 그녀를 변화시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그녀 안에 있었던 걸 그저 끄집어 냈을 뿐이다. 세계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을 여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