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多가치

[울림이 있는 책] 비트겐슈타인의 말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대부호 집안에서 태어난 비트겐슈타인은 문학, 철학, 수학 등 다방면에 뛰어난 철학가이다.

막대한 유산을 형제들에게 모두 나눠줬으며, 초등학교 교사이자 수도원 정원사로도 일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 논리학, 철학을 공부하며 40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50세에 교수가 되고 58세에 사직하며 62세에 사망한다.

<비트켄슈타인의 말>은 생각, 말,마음,삶, 인간,세계, 자신에 대하여라는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안에는 227개의 시같은 말이 담겨있다.

어떤것은 어렵게 다가오기도 하나 언제든 어디를 읽어도 삶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만드는 말들이다. 문장이 짧고 단정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라는 구절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함축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늘 말로 설명하려 애쓰지만, 정작 가장 소중한 것들은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비트겐슈타인은 20세기 철학의 흐름을 바꾼 사상가이다.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집요하게 탐구한 인물이다. 철학은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한계를 밝혀 혼란을 제거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그의 사상이다.

언어는 고정된 논리 구조를 따르는 체계가 아니라, 삶속에서 다양하게 작용하는 언어 활동이다. 명령하기, 약속하기, 농담하기, 기도하기 등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진 언어활동이라는 것이다. 언어의 규칙을 오해하기 떄문에 철학적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철학은 이 규칙을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문제를 해소하는 ‘치료’의 역할을 한다.

이 말들 속에는,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말을 정확히 써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주는데 이는 삶을 정직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과도 닮아있다. 사람들이 평소에 얼마나 모호한 말로 감정을 덮어 두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말은 생각을 드러내는 창이자, 동시에 생각을 속일 수도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철학은 이미 삶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실제 삶에서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전혀 다른 마음을 담아낸다. 결국 말의 의미는 사전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화려한 이론을 제시하기 보다는, 우리가 이미 쓰고 있는 말을 다시 보게 만든다. 복잡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대신, 언어의 매듭을 풀어 혼란을 없애는 작업이 그의 연구과정이다.

그의 전기 후기 사상을 살표보면 스스로의 사상을 비판하며 변화했다. 한 사람이 평생 같은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고 수정하는 태도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끊임없이 사유를 실험한 사람이다.

단순한 언어이론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연결된다. 철학을 거창한 이론이 아닌, 우리의 사고를 맑게 하는 직업이 철학자의 임무임을 보여준다. 현대사회는 미디어, SNS, 다양한 담론속에서 의미를 혼동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그의 철학은 빛을 발한다.

227개의 말들은 어느 면에서는 난해하지만, 어느 면에서는 단순해 보인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떤 규칙 속에서 말하고 있는가이다.

결국 말은 ‘정확히 말하라’ 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 앞에서는 겸손하라. 정확히 말하기 위해서는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내 언어를 돌아봄으로써 나의 인생도 돌아보는 연결고리가 생긴다. 언어는 한 사람의 인생을 많이 반추한다.

–자신을 속이지 말아라. 자신이 하는 일과 기분을 잘 살피고 마음에 조용히 귀 기울여라. 곧 자기 자신의 마음에 물어야 한다. 자신에게 묻는 척하며 자신이 상상한 타인에게 묻지마라. 자신을 응시하는 척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을 응시하지 마라. 더불어 타인이 보는 자신의 모습이 짐짓 진정한 자신이라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여기 있는 말들은 매우 현실적이고 명확하다.

자신의 소원을 바라 볼때에도 끊임없이 바라며, 그 내용을 응시하여 아주 작은 소원이라도, 그 안에 허영심이나 허세가 단 한방울도 없는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찬찬히 음미하기를 말한다. 무겁지 않고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말들이다. 그 속에는 대부분 깊게 사유해서 나온 말들이라 단호하게 들린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연을 사랑한 사람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질때, 자연을 관찰하면, 거기서 새로운 가르침이나 지도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간에 대한 견해에서, 적지 않은 사람이 타인에게 칭찬받으려 하고 자신을 존경해야 할 사람으로 보이길 바란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그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살아가야 함이 더 중요함을 보여준다.

우연히 알게된 이 책은 삶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우리에게 남긴다.

김효선 KCEF 홍보위원

< PREV 除夕(제석)과 雨水(우수)
 
NEXT > 최규문의 ‘AI는 생활이다’…[No 3-4]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