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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있는 책]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과 삶을 알려준 아트메신저 이소영은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라고 적힌 얇고 낡은 책을 보고 모지스할머니의 인생과 그림에 빠져들게 된다.

 

 

미국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모지스할머니의 실제 이름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이다.

1860년, 뉴욕주의 그리니치에서 태어난 모지스할머니는 10남매 중 3녀로 태어났다. 그 당시 미국의 평범한 농부의 딸들은 10살이 넘으면 인근 이웃의 가정부로 많이 일했다.

모지스할머니도 인근 농장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몇 년간 학교 교육을 받고, 결혼하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바느질, 요리, 집안일로 일상을 보냈다.

결혼한 후에는 남편과 농장일을 하며 열 명의 아이를 낳으나 다섯 명이 유아기 때 사망하는 슬픔을 겪는다. 모지스는 많은 시간을 자수 놓는 일에 집중한다.

버터를 만들고 사과잼을 만들고 어떤 집안일이든 잘하는 모지스는 일에 집중하며 슬픔을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70대에 심한 관절염에 걸리기까지 자수는 모지스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바늘에 실을 꿰기 힘들어지자 모지스는 좌절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살았던 농장, 마을 사람들의 일상, 마을 풍경을 구석구석 자세히, 기억을 쫓아가며 진심을 담아 그리기 시작해 벼룩시장에 엽서로 내놓기도 하고 마을 상점에 걸어 놓기도 했다.

그러다가 모지스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어느 날 미술품을 거래하고 수집하는 루이스칼더가 우연히 시골마을의 약국에서 모지스의 그림을 보고 감동하여 그 그림들을 구입한다.

그렇게 해서 뉴욕의 전시장에 모지스의 그림이 전시되는 일이 일어난다. 수많은 뉴욕사람들은 모지스의 따뜻한 그림에 감동하며 환호한다.

 

모지스의 그림은 우표, 카드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모지스의 그림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된다.

아트메신저인 작가는 그림의 따뜻함과 정다움에 매료되어 국내 독자에게 본인의 해석을 곁들여 소개한다.

모지스의 그림은 마치 그 시대에 갔다 온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자세하다. 오래된 기억을 한 조각 한조각 꺼내어 캔버스 위에 하늘 산 동물 동네사람들 모두를 만나게 해준다.

그 그림 중에는 <링컨>이라는 그림이 있는데, 링컨이 암살되었을 때 모지스의 아버지, 아버지 친구들은 장례 행렬을 보기 위해 밤새 마차를 타고 알바니로 가는데, 이 장면은 어린 모지스에게 강하게 전달되는 장면으로 캔버스에 남는 그림이 되었다.

그녀가 속해 있는 사회, 역사도 고스란히 그림 속에 녹아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그림은 <첫 자동차>이다. 이 그림은 지역 박람회에서 토마토 통조림을 만들어 일등을 차지한 모지스가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다.

모지스의 그림은 따뜻함과 다정함뿐 아니라 그녀의 자랑스러웠던, 그리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보여준다.

72세부터 101세까지 1600여 점의 그림을 그린 모지스는 그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 중 250점이 100세 이후에 그린 그림이라 한다.

화가의 그림을 보는 것은 삶의 태도를 보는 것과 같다고 작가는 말한다.

모지스는 경험하지 않은 일을 그리지는 않았다. 진솔하면서도 일상적이고 희망에 차지도 않고 절망에 빠지지도 않은 평범한 보통날을 그림으로 표현해냄으로써 특별하고도 소중한 선물로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을 하나하나 보다 보면 힘든 일을 하는 장면도 재미있고 명랑하게 보인다. 할머니가 되어 꺼낸 기억들의 모습은 행복함으로 다가옴을 느낀다.

 

 

모지스의 그림은 현실을 동화처럼 만드는 비법이 숨어 있다.

<Grand Moses>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마치 좋은 하루였던 것 같아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어요.
나는 삶의 역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삶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에요.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 구절을 보니 각자 인생의 총체적 하루는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하루였던 그것은 아름다운 색으로 그려질 거 같다.

모지스는 매일매일 똑같았고 평범했던 마을의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다. 눈이 여러 개, 귀가 여러개, 손이 여러 개인 신화 속 주인공처럼 그녀가 보는 세상은 시선이 많다.

모지스는 일흔 살이 넘어 선택한 새로운 삶이 그 후 30년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모지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고 이후의 여생을 그 일에 쏟았다.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본다면 현재의 나이가 어떻든 풍족한 삶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더불어 아름답고 정겨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자료도 많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무엇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죠? 다른 일은 다하지 않더라도 이 일만큼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이 질문으로 모지스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 거 같다.

김효선 KCEF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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