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이정화 시인의 환경을 위한 시 ‘방안의 코끼리’에는 내내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각각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6부로 나누어져 있는 시들은 자연에 대한 애정과 인류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담겨있다.
오랜시간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이런 시구들이 나오질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소재들은 시인의 생각을 거치면서 어떻게 보듬어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듯 했다.
지구를 신이 만든 정원이라 칭한 작가의 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구절 구절마다 정성이 보이며 앞으로 지구가 갖고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방향설정을 해준다.
이 중 이 책의 제목이 된 ‘방안의 코끼리’가 어떤 은유를 품고 있는지에 대해 살표보며 이 시인이 말하고자 한 것을 느껴보려한다.
‘방안의 코끼리’는 서구에서 오래전부터 쓰여 온 관용구로 모두가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말하지 않는 문제, 혹은 침묵으로 방치되 거대한 진실을 뜻한다.
여기서 ‘방’은 개인의 내면이자 거대한 사회를 이루는 축소판이다. 안전하고 익숙해야 할 공간 안에 자리한 코끼리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는 그 공간의 질서를 무너뜨린다.
그 코끼리를 쫓아내지 못하는 주변 인물들은 모른 척하거나 시선을 피한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환경오염, 이상기후, 상처, 미래를 위협하는 사건들은 없는 것 같은 침묵으로 모르는 채 한다.
문제를 말하는 순간 평온이 깨질 것을 알기에 사람들은 불편한 진실보다 불완전한 평화를 택한다.
이 시집에서는 코끼리를 억지로 제거하거나 단죄하지 않는다. 코끼리와 함께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 살핀다. 침묵은 비겁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생존의 방식이기때문이다.
시인은 따뜻하게 살피며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내 방 안의 코끼리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하여 말한다.
이 시를 읽으면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작은 양심이 움직여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말하지 않는 사회, 감정을 숨기는 관계, 아픔을 개인에게만 떠넘기는 그 속에서 개인들은 많은 코끼리와 함께 했을 것이다. 코끼리를 단번에 없애기는 쉽지 않으나, 존재를 인정하고 알리는 것은 큰 용기이다.
‘방안의 코끼리’에 있는 같은 맥락인 ‘또 다른 세상’이라는 시는 현대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인공지능에 대한 시로 마음에 와 닿았다.
여러 매체에 몇년 안에는 많은 것이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사회에 사는 인류들은 그 속에서 많은 불안을 느낀다. 어떤 코끼리들이 나의 방에 들어와 자리잡을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된다.
또 이 시집에 담겨있는 ‘봄이 가렵다’라는 시는 꽃이 피는 순서가 바뀌어 가는 날씨를 생각하게 했다.
지구변화 기후온난화로 자연이 엉퀴고 뒤섞인다는 시인의 말 속에서 지구는 인류를 버릴수도 있다는 미래가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단호한 시구로 시인은 알려준다.
1부에 실려있는 ‘참’이라는 시와 ‘덤’이라는 시에서는 일상에서 느낄고 볼 수 있는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소재로 읽는 재미도 더해준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지구에 함께하는 모든 것이다. 함께 지구에서 신이 내려준 정원을 잘 가꾸자고 시인은 말한다.
인간의 소리만 내서는 지구가 인간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랜동안 품어준 지구에게 혹은 여러 생물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줘야만 할 날이 길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끝자락에 있는 감상문에서 말했듯이 이정화 시인은 서정적이며 지구촌의 환경지킴이다. 시인은 시를 통하여 우리에게 문제인식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