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1938년도 프랑스에서 태어난 언론인이자 작가이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정치와 사회 문제를 취재했다.
그러나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62세에 실크로드 도보여행을 한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걷게 되는데 단순한 트레킹이 아닌 약 만이천킬로미터에 달하는 장대한 여정을 거친다.
세번에 나누어 약 4년 동안 진행하며,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문화와 풍경을 경험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숙소가 없어 힘든 밤을 보내기도 했으나 그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따뜻하게 그를 맞이했다.
그 장대한 여행을 기록한 ‘나는 걷는다(1,2,3편)’를 발행하고, 그 후 독자들은 글밖에 없는 책에 사진을 원하자 다시 실크로드 여행을 계획하며 프랑수아 데르모라는 프랑스의 화가이자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미술도구와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사진기도 챙기고 미술도구 등 짐이 늘어나 이번엔 도보여행보단 그나라 가이드를 동반한 교통수단의 여행을 하며 지난번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며 기쁨을 누린다.
이번에도 튀르키에,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어우르는 여행기를 이 책에 아름다운 수채화와 함께 담았다.
화려한 모험담보다는 소박한 인간의 이야기로 가득하며, 길 위에서 만난 농부, 상인, 아이들, 여행자들과의 만남으로 세상은 생각보다 친절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나이는 시작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 길 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느리게 걷는 여행의 가치를 책 속에 기록한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여행은 길 위 사람들에게 가깝고 깊게 다가간다. 여행 이후 자신의 경험을 사회에 돌려주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청소년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과 함께 도보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자연 속을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 활동으로 여행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불어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그림으로 함께한 프랑수아 데르모의 아름다운 수채화는 이 책을 보는 내내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올리비에의 여행기가 글 중심의 기록이라면 데르모의 그림은 여행의 감정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실크로드의 광활한 사막 풍경, 작은 마을의 시장과 사람들의 일상, 길 위에서 만난 유목민과 여행자들, 오래된 모스크와 유적지, 여행자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길 위의 순간들을 부드러운 수채화로 보여준다.
이 그림들은 사진처럼 정확한 기록이라기보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베르나르의 글과 데모르의 그림은 함께해서 이 책을 더욱 빛낸다.
예를 들자면 ‘황량한 사막 길을 하루 종일 걸었다’라고 글로 표현한 것을 그림에서는 끝없이 이어진 모래언덕과 작은 여행자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시장이나 마을 풍경에서는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 생활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마치 그 장소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여행기의 몰입감이 훨씬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두 작가의 따뜻한 인간적인 시선이 책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글은 시간을 따라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림은 한 순간의 감정과 풍경을 압축해 보여준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여행의 기록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이야기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삶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꿈을 미루지 않았고, 오히려 바로 시작했다.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시작됨을 알려준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새로운 길을 시작할 수 있으며, 그 길에서 우리는 더 넓은 세상과 더 깊은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은 2006년 한 서점에서 접하게 된 책이다. 오래전에 구입한 책을 또 읽고 또 보게되는 아름다운 책이다.
김효선 KCEF 홍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