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EF 학습투어 ‘강화도로 떠나는 가을 여행’ 펼쳐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KCEF, 이사장 곽삼근)과 KCEF 실천네트워크 단체 임직원 및 지역활동가 40여 명이 13일 2024 KCEF 학습투어 ‘강화도로 떠나는 가을 여행’을 펼치며 성찰과 화합의 여정을 함께 했다.

 

KCEF가 주최하고 지역사회교육실천본부(회장 이해주, 이하 실천본부)가 주관한 이번 학습 투어는 전등사–고려궁지–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등 강화도 주요 문화유적지 탐방으로 진행됐으며 사람과 교육, 시니어배움터 락, 우리문화진흥원, 한국시민리더십학습원 등이 참여했다.

 

투어 일행이 강화도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고, 곽삼근 이사장은 “의미 있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사를 전했다.

 

김주선 상임이사가 주요 일정 안내와 가을 노래 합창으로 계절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실천본부 김미영 사무총장 진행으로 각자 소개와 기대감을 공유했다.

 

실천본부 이해주 회장은 국가적 차원에서 학습동아리 활성화를 지원하는 스웨덴의 예를 들며 “여러분은 평생학습 리더로서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학습투어에 참여했다”며 “투어를 통해 힐링도 하며 공동체로서 지역사회교육운동의 가치와 의의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KCEF 연구교수이자 실천본부 이사 이향숙 독서논술 수석지도자가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의 해설사로 나서 탐방의 깊이를 더했다.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은행나무와 선홍빛 단풍이 무르익은 정족산 자락에 도착한 일행은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三郞城) 내부, 전등사(傳燈寺)를 향했다.

 

한국 최고(最古)의 사찰로 알려진 만큼 역사적 의미와 함께 다양한 전설을 품고 있는 전등사는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진종사(眞宗寺)로 창건됐으나 고려 충렬왕 때인 1282년, 정화궁주가 대장경과 옥등을 시주하며 오늘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국난 속에서 국보인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鼎足山史庫本)’을 지켜내는 등 호국 도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사진=전등사

  

대웅보전을 비롯해 국가지정 보물이 6점이나 소장된 전등사에는 특이하게도 곳곳에서 현대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약사전 앞 뜨락에서 방문객을 반기고 있는 어린왕자(이영섭 作)는 단연 인기 만점이다. ‘종교와 무관하게 현대미술 축제를 여는 유일한 사찰’로도 잘 알려진 전등사의 무설전은 세련된 현대 미술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이 있는 법당’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1,700여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시대의 흐름에 따른 끊임없는 시도와 전환으로 천년고찰의 위엄을 이어온 전등사는 종교와 예술의 동행을 추구하며 오늘도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전등사 탐방을 마친 일행은 오찬을 함께 하고, 탁 트인 바닷가를 전망하며 다과와 담소를 나눈 후 고려궁지로 향했다.

 

 

사진=고려궁지

  

고려궁지는 1232년(고려 고종 19) 몽골군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도로 옮긴 후 1270년(원종 11) 개성(開城)으로 환도할 때까지 39년 동안의 왕궁터로, 규모는 작으나 송도 궁궐과 비슷하게 만들어졌고 궁궐 뒷산 이름도 송악이라 하여 왕도의 제도를 잊지 않으려 했다고 전해진다.

 

고려시대 정궁이 있던 자리로 의미가 있으며, 조선시대 정조가 추진했던 개혁의 일환인 외규장각이 건립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실제 고려 궁궐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조선시대 관아 건물과 복원된 외규장각 등이 있다.

 

 

사진=곽삼근 이사장과 지역사회교육실천본부 이해주 회장, 강화성당

  

민족의 자주정신과 국난 극복의 교훈을 새기며 다음으로 향한 곳은 마지막 탐방 코스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다.

 

우리 전통문화와 서구문화의 조화가 특색있게 표현된 건축 구조를 가진 강화성당은 2001년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됐다. 1900년에 축성한 건물로 현존하는 한옥 교회 중 가장 오래됐으며, 당시 건축공사는 경복궁 중수에 참여했던 도편수가 주도했다. 성당 좌우편 마당에 심어진 불교와 유교를 상징하는 보리수나무와 회화나무(선비나무,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소실)는 지역문화를 존중하며 조화롭게 융화되고자 했던 당시 선교사들의 토착화 노력을 알 수 있게 한다.

 

탐방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일행은 감동의 연속이었던 여정을 되뇌며 “함께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더욱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성공리에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한 KCEF와 실천본부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내려놓고 비우고 출발했는데 가득 채워진 마음으로 돌아가게 되어 기쁘다. 오늘 수확한 기쁨으로 내년까지 씩씩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1박 2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소속감이 생기고 이제 식구가 된 것 같다” 등 소감이 이어졌다.

 

특히 비범한 촬영 솜씨로 일행에게 ‘인생샷’을 선사한 우리문화진흥원 이정화 부원장에 대한 감사, 오감을 열고 만끽한 생생한 투어 체험을 재치 있게 표현한 KCEF 연구교수 유수정 부모교육 수석지도자의 소감에 깊은 공감이 표해지기도 했다.

 

실천본부 이해주 회장은 “지역사회교육운동을 하는 동지로서 실천네트워크 단체들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며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생각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 모습에 뿌듯했고, 함께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큰 힘을 얻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곽삼근 이사장은 만남과 사랑, 학습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사회교육운동을 통해 다양한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학습투어를 비롯해 더 많은 교류의 장을 열어갈 것이다”며 “학습투어를 한 송이 한 송이 꽃처럼 가을의 결실로 이루며 행복하고 즐겁게 꾸려주신 참여자와 단체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성민 명예이사장은 “지역사회교육운동은 공동체 활동을 통한 의식의 성장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까지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았다”며 “지역사회교육운동을 통한 개개인의 다양한 성장 사례를 기록으로 모아보자”고 제안했다.

 

일정을 마무리하며 김근화 이사의 ‘꽃(김춘수 作)’ 시 낭송과 서정적인 넬라 판타지아(Nella_Fantasia) 선율이 일행의 가슴을 단비처럼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서로 손을 잡아 끌어주고, 힘에 부치면 기꺼이 의지하며 목적지에 다다르는 행복한 여정을 함께한 참가자들은 눈부신 가을 햇살을 가슴에 담고 환하게 웃으며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이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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