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8일, 구리지역사회교육협의회 사무실에 뜻밖의 택배가 도착했다.
수취인은 ‘김화령’ 님이었고, 확인 전화를 해보니 햇살학교 수업에 참여 중인 여안자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과와 편지를 함께 보내주셨다고 했다.
“저희 할머니께서 학교를 다니시며 활력도 얻으시고 다양한 활동과 사회교류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얻고 계십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식구들 모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화령 님은 본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베이비부머 신중년 사회공헌 운영기관 담당자로 매월 업무 관련 소통을 하고 있다. 그분의 할머니께서 햇살학교에 나오시며 수업에 대해 매번 소감을 듣고 계신다고 한다.
이처럼 작은 마음이 전해질 때,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보람이 다시 한 번 커진다. 이런 소식을 받으면 큰 힘이 난다.
삶을 나누는 수업, 마음을 잇는 공간
햇살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공간이 아니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교실 안에는 어르신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오간다.
재건축과 이사로 인한 고민, 치매로 힘든 가족을 돌보는 이야기, 전세살이 끝에 아들이 마련해 준 작은 집에서 새로 시작하는 삶,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깊은 슬픔 등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마음을 나누는 이 시간은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
이름을 불러주는 힘
서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3개월 전부터 짝꿍 이름 부르기 연습을 시작했다. ‘아주머니’라는 호칭으로만 부르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서로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준다. 이 작은 변화는 교실을 한층 따뜻하게 만들고, 어르신들에게 “이곳에서 내가 환영받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더 넓고 깊은 배움의 자리로
구리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햇살학교가 어르신들에게 쉼터이자 삶의 숨구멍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더 넓은 공간에서 혼합반이나 할아버지 전용반을 개설해, 더 많은 어르신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이 모든 활동은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의 지원 덕분에 가능하다. 올해, 재단의 ‘KCEF Scholarship 좋은이웃 장학기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MZ가 실버를 만날 때 – 우리들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두 차례 수업과 매달 진행되는 생일파티가 어르신들께 큰 기쁨과 위로가 되고 있다.
구리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세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햇살학교는 오늘도 어르신들의 쉼터로, 웃음과 이야기로 따뜻하게 빛나고 있다.
백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