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 ‘AI시대, 공동체를 생각한다’ 심포지엄 성료

“AI가 깊게 스며들수록 인간적 가치의 빛은 오히려 더 선명해질 것”
“만남-배움-나눔-성장…AI 시대,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공동체의 본질”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KCEF, 이사장 곽삼근)은 11월 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 국제회의장에서 ‘AI시대, 공동체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2025 KCEF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56년 지역사회교육운동의 기반 위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재단 임직원을 비롯해 학계 원로, 연구자, 지역 실천가, 시민사회 관계자, 대학생,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 속 인간과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성찰했다.

행사는 김주선 상임이사의 사회로 막을 올렸다. 재단의 역사와 故 정주영 초대 이사장을 비롯한 역대 이사장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상영되자, 공동체 교육운동이 걸어온 궤적이 잔잔한 파동처럼 행사장에 번졌다.

 

 

 

 

 

 

 

곽삼근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시대는 단순히 기술이 발달한 사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사람과 기술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는 사회다”며 “개인의 삶은 크게 편리해졌으나 공동체의 숨결은 어떠한가를 사회철학적 관점에서 반드시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적 사유를 언급하며 생활세계의 식민화, 문화적 빈곤화 등 기술 시대의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다. 아울러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인용하며 “AI가 깊게 스며들수록 인간적 가치의 빛은 오히려 더 선명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곽 이사장은 “서로를 기억하고 이해하고 돕는 일, 그것이 AI 시대 공동체의 본질이다”며, 이날의 논의가 더 나은 공동체적 미래를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제1부 AI Insight 세션

정민승 심포지엄 준비위원장(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1부는 기술적 관점과 인문학적 관점이 교차하며 AI 시대 공동체의 과제를 탐구했다. 정 위원장은 “AI는 개인의 생활 방식뿐 아니라 공동체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오늘의 발표는 우리가 무엇을 실천하고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1…‘AI 기술의 현재와 미래’-최규문 포스트에이아이 AI교육센터장

최 센터장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18페이지 발표문을 구글 Gemini 3.0을 통해 즉시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를 NotebookLM에 연동해 요약문, 팟캐스트 오디오, 인포그래픽,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까지 자동 생성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시연했다. 참석자들은 AI 생산성 도구의 속도와 정확성에 놀라움과 긴장감을 함께 드러냈다.

최 센터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AI 일상화 단계’에 들어선 사회다”며 AI 활용 격차가 곧 삶의 방식-관계-문화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시대 교육의 핵심 요소로 질문능력-문해력-독서를 꼽고, “개념 없이 생성물만 소비하면 사고의 깊이는 점차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며 “기술은 촉진자이지 주체가 아니며, 공동체는 기술보다 느린 속도로 서로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2…‘AI 시대의 삶과 사회’-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김 교수는 AI가 의료-교육-교통-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현실을 짚으며, “기술이 인간의 의사결정과 사회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고유한 특성으로 ‘정서적 경험’, ‘관계의 리스크 감수’ 등을 제시했다. 발표 중 “시계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3시 40분입니다”라고 답이 돌아오는 장면을 예로 들며, “인간은 질문의 숨은 뜻을 읽지만 AI는 맥락과 책임의 감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한국의 고용 통계를 제시하며, “시니어 고용은 늘고 있지만 주니어 고용은 감소하고 있다”며 “신입에게 시간을 투자하기보다 경험 있는 인력에게 AI 활용을 가르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며 이는 향후 사회 전체의 구조적 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파했다.

김 교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을 인용해 “인간 존재의 의미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며, AI가 확보해주는 여유 시간을 개인 성찰-돌봄-관계 회복에 사용해야 공동체적 지속 가능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제2부 패널토의…세대와 전문 영역을 넘어 공동체의 길을 묻다

이성엽 아주대 교수의 진행으로, 전자-전기공학, 청년 세대, 고령층 교육 현장을 대표하는 패널들이 AI 시대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논했다.

장호정 단국대 명예교수는 반도체-데이터 기반 구조를 짚으며 한국의 HBM 경쟁력을 강조하고, “기술의 진보는 사람과 공동체의 역량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임나경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 학생은 AI 네이티브 세대의 관점에서 “AI는 직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디바이드 문제를 지적하며, “AI는 결국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거울이다”고 말했다.

정명애 시니어배움터락 대표는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현실을 소개하며, “기술이 돌봄을 보조할 수 있지만 관계의 온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AI 시대일수록 만남-배움-나눔 중심의 공동체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3부 인사이트 랩업…공동체라는 오래된 미래를 향해

주성민 명예이사장은 최규문 센터장의 ‘인간 존엄과 공동체 회복’, 김찬호 교수의 ‘인간다운 깊이와 감성’, 장호정 교수의 ‘인간적 가치의 중심성’, 임나경 학생의 ‘직업 재정의와 책임’, 정명애 대표의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해소’라는 핵심 메시지를 정리했다.

이어 △세대별 맞춤형 AI 리터러시 평생교육 전환 △AI 시대형 전문 인재 양성 체계 구축 △인간 중심 지역사회교육 네트워크 재정비 △AI 기반 조사-연구 체계 구축 등을 재단의 향후 실천 방향으로 제시했다.

주 명예이사장은 “만남과 배움, 나눔과 성장의 즐거움이라는 이 오래된 가치가 AI 시대에도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사라지지 않을 공동체의 본질이다”며 “지역사회교육운동을 이어온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다”며 심포지엄을 마무리했다.

이미호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