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春(입춘)의 의미
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 2월 3일이나 4일에 든다. 입춘이 되어야 비로소 乙巳年생 즉, ‘뱀띠’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며, 그 이전에 태어나면 甲辰年생 즉, ‘용띠’인 것이다.
■입춘의 풍속
▲立春帖(입춘첩) 붙이기
입춘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입춘첩(立春帖)을 대문이나, 기둥, 문설주 등에 써 붙였는데, 그 내용은 나라와 가정의 안녕을 빌고 축복하는 글들이다.
입춘첩은 입춘서(立春書), 입춘방(立春榜), 춘방(春榜) 등의 이름으로도 부른다.
특히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추어 붙이면, 굿을 한번 하는 것이나 독경(讀經)을 한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며,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붙이지 않았다.
참고로 2025년의 입춘절입 시각은 양력 2월 3일 23시 09분이다.
따라서 입춘일의 정확한 사주를 표기하면 乙巳年 戊寅月 癸卯日 癸亥時가 된다.
▲입춘접의 내용
수십 가지의 입춘 祝文(축문)이 있으나 대표적으로 많이 붙이는 것 몇 가지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立春大吉(입춘대길) 建陽多慶(건양다경) : 봄을 맞이해 크게 吉한 일이 있을 것이며, 양기가 뻗어가니 경사가 많으리라.
△父母千年壽(부모천년수) 子孫萬代榮(자손만대영) : 부모님은 오래오래 사시고, 자손은 대대손손 번영하리라.
△國泰民安(국태민안) 家給人足(가급인족) :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며, 집집마다 생활이 풍족하리라.
△掃地黃金出(소지황금출) 開門萬福來(개문만복래) : 마당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여니 만복이 오도다.
△愛君希道泰(애군희도태) 憂國願年豊(우국원년풍) : 임금을 사랑함은 도가 크게 펼쳐질 것을 바라는 것이며, 나라를 걱정함은 풍년이 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입춘의 날씨로 한 해의 농사를 예측
△입춘이 설날보다 빨리 오면 봄이 춥고 꽃샘추위가 많거나 뒤늦게 폭설이 내린다고 여겼다. 참고로 꽃샘추위는 해충을 없애는 좋은 징조로, 각종 벌레가 봄이 온줄 알고 나왔다가 꽃샘추위에 얼어 죽기 때문이다.
△입춘일에 비가 내리면 오곡(五穀)에 해를 끼치고, 청명(晴明)하면 곡식이 잘 익으며, 흐리고 음습(陰濕)하면 벌레들이 곡식을 해친다고 여겼다.
■맥근점(麥根占) – 冽陽歲時記(열양세시기)에 의하면
입춘일에 보리를 뽑아 점을 쳤는데, 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 들고, 두 가닥이면 평년작,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는 뿌리의 숫자가 적으면 겨울 날씨가 순조롭지 못한 탓으로 수확량도 적을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보릿고개를 대비하는 지혜로운 풍속이었다.
■입춘 절기 음식
△立春五辛盤(입춘오신반)
한양 근처의 경기도 고을에서는 움파(겨울에 움막 속에서 기른 누런 파), 산갓(산속에서 자라는 개자), 승검초(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등으로 오신반을 만들어 수라상에 올렸으며, 민간에서도 계절 음식으로 먹었다. 이는 겨울 동안 섭취하지 못한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였다.
△시래기떡
김장철에 말려두었던 시래기를 삶아 각종 양념을 한 후, 송편 속에 넣어 쪄서 먹으면 한 해의 厄運(액운)과 疾病(질병)을 면해주는 액막이 음식으로 먹었다.
박세철 경기도광주문화원·광주향교 고전·명리학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