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홀트 니버(Reinhold Niebuhr)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개인적으로는 도덕적인 사람도 집단에 속하면 이기주의자로 변모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따르면 개인은 양심과 공감을 통해 도덕적 이타심을 가질 수 있으나, 집단에서는 책임이 회피되고 ‘자기 이익(self-interest)’의 논리가 도덕적 논리를 압도하기에 제도적 견제가 필요하다. 우리가 개인의 도덕적 이상을 이타성으로 이해하고 사회가 추구하는 도덕적 이상을 정의라고 보는 이유는 개인과 집단이 이기적이고 사회는 비도덕적이라는 현실을 반영한다. 따라서 사회 정의는 개인의 도덕성만으로는 부족하며, 권력의 균형과 강제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집단이기주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으며 법과 제도는 그것을 억제하기보다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정치 질서와 경제 질서는 집단의 이해관계로 재편되고 있다.
집단이기주의는 집단 구성원들이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다른 집단의 이익이나 공익을 배제하는 성향이다. 사회 안에서 집단의 이기적 행동은 민주사회에서 집단의 이해를 표출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이지만 공공의 이익을 배제할 때는 제도적 견제가 필요하다. 엠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집단이기주의가 극단화되면 전체주의로 악화한다고 강조하였다. 집단의 논리가 개인의 욕망을 공유하는 창구로 기능하면 획일화된 기준에 어긋난 모든 것을 배제하는 전체주의적 구조를 형성한다. 집단이 커질수록 개인이 내면적으로 억제하던 이기심이 더 크게 표출되고, 충족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전체주의에서 개인의 이타심과 공동체 의식은 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며 개인은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자기로부터 소외된다.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은 정의로운 사회를 공리주의처럼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거나, 자유 지상주의처럼 개인의 권리만 보장하는 사회가 아니라 공동선이 실현되는 사회로 규정하였다. 이익보다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고 자기의 이익보다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다. 그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나타나는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사회적 원리로서 공동체주의를 제시하였다. 집단이기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의 의식 전환은 나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집단 중심의 이기적 성향을 넘어 공동체의 도덕성과 공공성, 상호 책임을 함께 추구하는 사고의 확장이다. 공동체주의는 개인과 집단을 결속하며 자유와 공동선이 조화를 추구한다.
집단의 이익은 특정한 관계 안에서 형성된 특수한 이해관계이며, 사회적 공익은 사회 전체의 공공선이기에 서로 부합하기도 하지만 대립할 수도 있으며 집단의 이익이 공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평등한 사회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기주의가 억제되어야 한다. 이익집단은 특정한 이해관계나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결성한 조직이며 노동조합, 기업가 연합, 전문직 연합 등이 있다. 이익집단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과도하게 추구하여 사회 전체의 공익을 해치지 않도록 견제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만이 아니라 시민 단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시민 단체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시민 단체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비영리 단체이기에 특정한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사적 공익과 복지를 위해 활동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이익집단만이 아니라 중립적인 시민 단체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특정 집단의 구성원만이 아니라 일반시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사회적 상황에 참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가 집단이기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