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기록에서 다문화·AI 시대 교육까지, 세대를 잇는 지역사회교육의 과제 모색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KCEF, 이사장 곽삼근) 리더스클럽-BTS는 5월 14일 KCEF 서초플랫폼에서 여섯 번째 정례모임을 진행했다.
리더스클럽-BTS(Brilliant Thinkers Society · Better Tomorrow Salon)는 더 좋은 공동체 세상을 향한 실천적 지혜와 비전을 나누며, 대한민국의 더 밝은 내일을 함께 모색하는 사회 각 분야 리더들의 모임이다.
이번 6차 회동에는 곽삼근 이사장을 비롯해 교육·학술·법조·언론·산업·문화예술·공공·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 30여 명이 함께했다.
가정의 달이자, 감사의 달인 5월을 맞이한 이번 정례모임은 ‘세대의 마음을 잇는 소통’을 주제로 마련됐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새롭게 합류한 참석자들이 소개됐다. 이날 강연자인 최진욱 법무법인 서울다솔 대표 변호사를 포함해, 미국에서 한국 문화와 지역사회 교류를 펼치고 있는 서수현 미국 어번대 코리아코너 창설대표와 서진교 Tuskegee Univ. 교수, 정명애 시니어배움터락 대표, 안현용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연구위원 등이 첫 인사를 나눴다.
지역사회교육운동의 역사와 ‘나비프로젝트 2026’
이어 곽삼근 이사장이 고(故) 정주영 초대이사장(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적극적인 발의와 지원을 토대로 태동한 한국 지역사회교육운동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그의 뜻을 기렸다.
다음으로 김주선 상임이사가 지역사회교육운동의 모태가 된 영화 「To Touch A Child」에 담긴 메시지, “지역사회의 손길이 닿으면 그 결과는 가정으로 퍼지고, 가정에 닿는 손길은 어린아이의 마음에 닿아서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안아 줍니다”를 소개하며, 그 정신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KCEF 장학사업 ‘나비프로젝트 2026’의 의미를 되새겼다.

부모의 기록으로 세대의 마음을 잇다
이날 테마 특강에는 꾸준한 봉사 활동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해온 최진욱 법무법인 서울다솔 대표 변호사가 연사로 나섰다. 최 변호사는 ‘세대의 마음을 잇다 — 문집과 부모에 대한 기록으로 여는 소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최 변호사는 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아버지 서송 최재하 선생의 자서전과 70세가 넘어 시인으로 등단한 어머니 자운 심성옥 선생의 시를 담은 추모문집 『희망의 빛에서 후대의 향기로』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이 책은 부모님을 기억하는 분들과 그 기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발간했다”고 밝힌 최 변호사는 “부모님께서 남긴 글과 사진, 일화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가 살아온 인생은 자녀와 손주들에게 어떻게 의미 있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 사진과 생활 속 기록, AI 기술 등을 활용해 가족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정리하고, 세대 간 마음을 잇는 소통의 도구로 삼아볼 것을 제안했다.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영향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냐’는 참석자의 질문에는 ‘부모님께서 아무 조건 없이 베풀어주셨던 무한한 사랑’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가 가끔 뜬금없이 불러 함께 식사하던 기억들이 제게 ‘근자감’을 심어주고, 낙천성과 긍정성을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답했다.
강연 말미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참석자들은 각자의 삶 속에 남아 있는 가족의 기억을 돌아보며, 세대 간 소통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개인의 기록에서 공동체 교육의 자산으로
‘부모 세대의 경험과 기억을 자녀 세대에게 어떻게 전해 줄 것인가’로 시작된 논의는 토크파티로 이어지며, ‘다음 세대에 어떤 가치와 배움을 남길 것인가’라는 지역사회교육 과제로 확장됐다.
참석자들은 부모의 삶과 태도가 자녀에게 깊은 배움으로 남을 수 있으며, 개인의 성향과 삶의 자세도 가정·학교·지역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개인의 삶과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한 가정 안의 세대 간 이음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육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KCEF가 이어온 지역사회교육운동의 실천 사례를 후대와 공유하는 작업의 중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다문화·AI 시대, 지역사회교육의 새로운 과제
이어 다문화 사회와 AI 시대에 따른 교육 환경의 변화도 지역사회교육의 시대적 과제로 언급됐다. 안택호 전 MBC 안동방송사장은 “다문화 가정 자녀를 일방적으로 한국 사회에 맞춰야 할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두 언어와 두 문화를 잇는 글로벌 인재로 바라보고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진교 Tuskegee Univ. 교수는 AI 활용 역량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본 소양이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암기와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만으로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배워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토크파티는 부모의 기억과 기록에서 출발해 가정교육, 기록문화, 다문화 포용, AI 시대 교육까지 논의를 넓히며 지역사회교육운동의 실천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나란히 서는 일의 축복
곽삼근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학교 중심의 형식교육에서는 높은 성취를 이루었지만, 가정교육을 포함해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비형식·무형식 교육의 영역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러한 비형식·무형식 학습의 가치를 KCEF 지역사회교육운동 안에서 어떻게 살리고 실천해 갈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 함께한 여러분이 사회 각 분야의 리더로서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나누며, 뜻깊은 일들을 오래도록 함께 도모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곽 이사장은 피천득 시인의 시 「축복」을 낭송하고, “우리가 교육의 길에서 나란히 서는 것은 얼마나 축복된 일일까요”라는 물음을 남기며 잔잔한 여운 속에 일정을 갈무리했다.
한편 2026 KCEF 리더스클럽-BTS는 지난 4월 덕수궁 및 정동 일대 현장 답사에 이어 이번 회동을 진행했다. 다음 모임은 6월 11일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을 초청해 ‘세상을 디자인하는 K-리더십’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이미호기자
축복 / 피천득
나무가 강가에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나무가 되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새들이 하늘을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새들이 되어 나란히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