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일부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교육 전체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그 배경에는 입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 SNS로 인한 대인관계 스트레스, 가정 환경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단순히 학력 향상이나 진학 실적에만 중점을 두는 교육만으로는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대책의 중심이 되어 온 것은 학교 상담사 배치와 교육 상담 체계의 확충이었다. 이는 빼놓을 수 없는 노력이지만, 정신 건강 문제를 학교 내에서만 해결하려는 발상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은 모든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며 마음의 성장은 가정이나 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대인관계로 고민하는 초등학생이 방과 후 지역 도서관에서 독서 토론에 참여해 연령대가 다른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안식처를 발견하기도 한다. 혹은 지역 주민센터에서의 음악 활동이나 문화 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을 통해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닌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실감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학교에서는 얻을 수 없는 자아존중감과 안정감을 키워준다.
실제로 지역 어린이 급식소나 학습 지원 교실, 프리스쿨, 청소년 시설에서는 ‘공부를 가르치는 장소’ 그 이상으로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실패해도 받아들여지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성적이나 순위가 아니라 한 명의 소중한 인간으로서 인정받는 경험을 쌓고 있다.
더 나아가, 정신 건강 교육을 ‘문제가 발생한 후의 대응’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참살이를 키우는 배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대처법이나 감정 조절, 타인과의 대화, 자기 이해 등을 지속적으로 배울 기회를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로도 확대함으로써 아이들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의 근저에는 평생학습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평생학습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은 직장인의 자격증 취득이나 고령자의 취미 활동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본래의 평생학습이란 ‘나이를 불문하고, 인생을 통해 계속 배워나갈 권리’를 보장하는 이념이며, 학교교육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배움과 성장을 사회 전체가 뒷받침하는 체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 건강은 의료나 복지만의 과제가 아니라 ‘배움의 환경 조성’이라는 과제이기도 함이 드러난다. 학교 밖에서 안심할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는 것, 자신을 인정해 주는 어른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다양한 가치관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은 평생학습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 자원이다.
해외에서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중시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학습 활동이 아동의 웰빙 향상에 활용되며, 교육 기능을 학교에만 집중시키지 않는 체계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도 지역-학교 협력 활동이나 방과 후 아동 교실 등,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여전히 ‘교육정책’이라기보다는 ‘지역 활동’의 하나로 자리매김되는 경우가 많아, 아동의 정신 건강을 뒷받침하는 ‘사회교육정책’으로서 충분히 평가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진정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면, ‘학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만을 논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사회에서 누가 지원해 줄 것인가?’, ‘학교 밖에서 얼마나 안심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이 요구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 점수만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답게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는 사회이다.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각각 배움의 장이 되어 아이들이 언제든지 ‘여기 있어도 괜찮다’라고 느낄 수 있는 안식처를 가질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 평생학습 사회가 지향하는 교육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