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 처치(Mr. Church)는 한 사람의 따뜻한 사랑이 한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하는 영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화려한 성공이나 거창한 업적이 아니라,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존재만으로도 한 사람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 [미스터 처치]는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특히 가족의 의미와 사랑, 희생, 그리고 이별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이 작품은 미국 작가 수잔 맥마틴(Susan McMartin)이 어린 시절 실제 경험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본을 집필해 더욱 진정성이 있다.
1970년대 미국. 샬럿의 엄마 마리는 말기암 판정을 받는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준비하던 그녀에게 전 남자 친구는 마지막 선물처럼 뛰어난 요리사인 헨리 조셉 처치를 보내준다.
생명이 6개월정도 남았다는 병원의 판단에 6개월동안만 가족의 식사를 책임져 주기로 했던 계약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리는 6년을 살았으며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처치는 무려 6년 이상을 샬럿과 마리의 생활과 식사를 말 한마디 없이 해낸다.
처치는 아침마다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정리하며, 말없이 가족을 돌본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도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행동 하나하나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있다.
마리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처치는 어린 샬럿을 홀로 남겨두지 않는다. 친아버지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지만, 그는 부모처럼 샬럿의 성장을 지켜본다.
샬럿의 대학 학비를 그동안 모은 돈으로 도와주고 샬럿이 마음껏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늘 도와준다. 사춘기의 방황과 대학 진학, 예상치 못한 임신과 출산까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처치는 늘 같은 자리에서 조용히 샬럿을 지켜준다.
그는 절대로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다만 힘든 순간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다.
요리할 때마다 울리는 재즈의 선율을 함께하며 최고의 요리를 했던 처치는 30년 이상을 재즈 피아니스트로 지내며 본인의 삶은 감춘다.
영화는 화려한 사건 없이 평범한 일상을 따라가지만, 바로 그 평범함 속에서 가족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미스터 처치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는 가족이란 피보다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처치는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외로운지 말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상대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한 끼의 따뜻한 식사, 꺠끗하게 정리된 집, 생일을 기억하는 마음, 말없이 기다려주는 시간.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조용히 말해준다.
“Home isn‘t place. It’s the people who stay beside you.” (집은 장소가 아니라 끝까지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이다.)
샬럿에게 집은 건물이 아니라 처치였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가 삶의 안식처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문장이다.
영화의 감독은 브루스 베레스포드이다. 그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연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에서도 절제된 화면과 조용한 분위기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또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단연 에디 머피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유쾌한 코미디 배우로 기억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미스터 처치라는 인물을 과장된 연기 없이 담백하게 표현한다. 말수가 적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따뜻한 인간성을 전해 준다. 그의 절제된 연기는 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함께 출연한 나타샤 맥엘혼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 마리를, 브릿 로버트슨은 성장한 샬럿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에서 음식은 매우 중요한 매개체이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고 따뜻한 식사는 사랑이고 위로이며 가족을 이어주는 언어가 된다.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식탁은 늘 같은 자리에 있다. 요리하는 처치에게 느껴지는 고급진 품격은 재즈음악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모습이다.
진정한 명대사는 처치의 삶 자체이다. 그의 침묵은 “사랑한다”는 수많은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사랑은 결국 책임’이라고 말해준다.
우리는 빠르게 관계를 맺고 쉽게 관계를 끝내는 시대를 살아간다. 그러나 [미스터 처치]는 가장 소중한 관계는 오랜 시간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일상을 지켜보며,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데서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