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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EF 장학기관 ‘코리아코너’의 설립과 활동

 

 

 

[5월 22일 평생교육지도자 자격 수여식에 참석한 서수현 어번대 명예교수]

코리아코너는 대한민국 외교부 사업 중 하나로 알라바마 주립대학인 어번대학교 대외협력부(University Outreach)에 설치되어 있는 기관이다.

 

사업 목적은 외국에 소재한 대학 도서관에 한국관련 서적을 비치함으로써 한국을 알리는 데 있다. 어번대학교에서는 코리아코너를 대외협력부에 설치하고,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한국을 알리며, 민간외교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어번대학교에 코리아코너를 설치한 것은 2017년 3월 28일이다.

 

어번대학교 코리아코너의 비젼은 미국 동남부에 있는 한인들이 주류사회와 협력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이민지역사회를 구축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인들에게는 미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시민정신을 북돋우고, 타민족한테는 한국문화를 알려 한인에 대한 이해를 높히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년간 제공한 다양한 교육활동들을 영역별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한인들의 건강한 사회적응을 위해서 SNS 소통창구를 제공하고, 미국 역사문화 교육, 시민교육 및 청소년 리더십 육성 교육을 실시한다. 아울러 외국인들의 한국 이해 증진을 위해서는 한국 관련 특강, 한국문화 행사, 국내외 교사 연수,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한국어 및 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주 풀뿌리 컨퍼런스와 초-중등 학교 교사 대상 교육연수 프로그램. 사진=코리아코너]

어번지역과 근교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카카오 단체톡방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개인사업 안내 및 홍보, 취업 및 구인 정보, 주택임대 및 매매 정보, 중고물건 판매 및 구입 안내, 한인사회 소식 기사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현재 3개의 방이 개설되어, 약 3000명의 한인들이 이 방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 역사문화 교육은 한인들이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교양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특강형식으로 제공된다. 지역사회 정보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2021년에는 ‘목화밭에서 피어나는 무궁화’라는 제목으로 정보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알라바마 주의 간단한 역사와 어번지역을 중심으로 한인지역사회 발전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시민교육은 워싱턴디시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미주한인유권자협회(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와의 협력으로 실시되는 연례행사로 진행된다. 2019년 어번에서 시작해 몽고메리, 헌츠빌을 거쳐 2025년에는 테네시 주까지 확대 실시됐다. 미국 동남부에 소재한 주에서 돌아가며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행사는, 행사를 실시하는 지역의 한인회와 코리아코너가 공동 주최하며, 재외동포청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인청소년지도자육성교육(Korean American Youth Leadership Program)은 한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한인이민사회의 미래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달려있다는 상식에 기반을 두고, 미국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한인 후예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주류사회에서 전체 사회를 선도하는 리더로 자라나도록 돕고자 하는 교육활동이다.

 

교육내용은 세분야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 리더십에 대한 이해, 둘째, 멘토와의 만남, 셋째, 봉사활동 계획 및 추진이다. 리더십 강의는 리더십 전문가를 초청해서 실시되며, 멘토로는 어번시 시장, 판사 등 지역사회 정치인사들과 미국 전역에서 전문직으로 일하는 한인 청년들이 초대된다. 정치인사들은 그들이 맡은 역할과 활동을 소개하며, 지역사회가 한인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공유한다. 청년 멘토들은 그들의 삶과 비전,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해 온 경험들을 나누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은 참가자들 스스로가 계획 추진하는데, 2024년부터는 5K를 행사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5키로미터를 뛰거나 걷는 행사로 참가자가 원하는 만큼의 기금목표를 정하고 참가하는 행사다. 행사에서 모아진 전액은 부모를 떠나 살아야 하는 아동들을 돌보는 가정(Foster care family)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Big House Foundation에 기부된다. 이 프로그램은 매해 15명-20명의 청소년을 선발해 4개월에 걸쳐 실시되며, 동포청의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KCEF)에서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게 됐다.

 

외국인들의 한국 이해 증진을 위해 코리아코너가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활동은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한국어 및 문화 교육이다. 현재 5개 학교에서 3명의 교사가 수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방화 후 학교, 특별활동 수업 및 정규수업 과정으로 학교 실정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 예로, 오펠라이카고등학교에서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해 2년 과정으로 한국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의 한국 이해를 돕기 위해 교사 여름 한국연수와 연례 교사 컨퍼런스를 실시한다. 교사 한국연수는 2011년 시작됐으며, 올해 20명의 사바나지역(Savanah, Georgia) 교사들의 여름 한국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들은 경일대학에서 한국 사회, 정치, 역사, 교육 전반에 걸친 강의를 들은 후, 학교 방문, 문화유적지 방문, 음식문화 체험을 하고 돌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 참여한 교사들은 체험후기와 수업계획서 한 부를 제출한 후, 어번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여하는 연수시간이 기재된 이수증을 받게 된다. 프로그램은 챔버스카운티에 소재한 자동차 협력업체인 아진산업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례 교사 컨퍼런스는 한국연수를 마친 교사들을 주요 강사로 해서 알라바마 재직 교사를 초청해 실시하고 있으며,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의 지원으로 실시된다.

 

한국문화 행사로 대표적인 것은 어번대학교 아웃리치 글로벌(Auburn University Outreach Global)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커뮤니티 데이(Global Community Day)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다. 한국 음악과 무용 공연, 한국음식 체험, 한복 체험, 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이 외에 찾아가는 문화행사를 자동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자동차 협력업체에서 패밀리 데이(Family Day)와 같은 행사가 있을 시, 위의 문화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설날과 추석이 되면, 한국 떡과 과자를 어번대 학생들과 나누며 한국명절을 소개한다. 그리고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화제거리로 떠오를 때 마다 관련 주제에 관한 특강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코리아코너의 활동들을 소개했다. 2003년 현대자동차 조립공장의 알라바마주 진출로 새로운 한인이민사회가 갑자기 탄생하다보니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으로 코리아코너를 시작했고, 다행스럽게도 코리아코너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코리아코너 활동을 소개하면서, 끝으로 이러한 활동이 왜 필요했는지,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눠보고자 한다.

 

첫째, 코리아코너가 시작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알라바마에서의 현대자동차 공장 설립이다. 2003년 현대자동차가 알라바마와 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부터 자동차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어번으로 이주했던 2001년 당시, 한인은 교수와 학생이 거의 전부로 한인인구 수가 채 100명도 되지 않았다. 그러던 한인 인구가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의 설립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지역사회가 변화하는 시기에 학교상담전공 인턴 지도를 위해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한 필자는, 한국에서 새로이 전학한, 언어소통이 어려운 한인학생들로 인해 교사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며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활동이 교사 한국연수 프로그램과 여름 영어학교다. 지금은 학교에 ESL 프로그램이 생기고, 사설학원도 생겨 여름학교는 중단됐지만, 교사 한국연수 프로그램은 지역을 넓혀가며 계속 운영하고 있다. 교수 재직 시 시작한 이러한 노력이 후에 코리아코너를 설립하는 발판이 됐다.

 

둘째, 필자는 오랜 미국생활을 통해 미주한인들의 삶의 방식을 목격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인이민사회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한국인들의 우수함과 부지런함을 칭찬하는 한편, 사회적 고립을 스스로 선택하는 한인사회의 병폐를 지적한다. 주류사회와 멀리하며 타인종과의 교류를 외면하다보니,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류사회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1992년 4월 29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발한 LA폭동사건(LA Riot)을 들 수 있다. LA폭동사건은 흑백의 갈등으로 시작됐으나, 분노한 흑인들이 피해를 입힌 곳은 어처구니 없게도 한인 상가들이었다. 흑인 폭도들의 공격으로 부터 백인거주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백인거주지로 통하는 도로의 보안을 강화하자, 분노한 흑인들은 평소 못마땅하던 한인상가를 다음 타겟으로 공격했다. 이에 시에 도움을 청했지만 시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2300여개의 상가가 피해를 입고, 수천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한인지도자들에게 그동안 관심없이 살았던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을 TV를 통해 시청한 필자도 한인들이 타인종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자세와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셋째, 필자는 뉴욕에서 잠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바가 있는데 1992년부터 지역사회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고단한 이민생활로 자녀를 잘 돌볼수 없는 학부모의 안타까움, 교사와 학부모의 관심 부족으로 맘둘 곳 없어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대하면서 개인상담도 중요하지만 한인 지역사회의 건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은 미주 한인 이민자의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더욱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며, 이후 2017년부터 교수직을 내려놓고 지역사회 활동에 전념하게 된 계기가 됐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코리아코너는 행복하고 건강한 한인지역사회를 꿈꾸며, 필요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는 어번대학교 소속 지역사회교육기관이다. 같은 꿈을 꾸는 개인들의 헌신과 이를 지지하는 공-사 기관들의 후원으로 그 활동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코리아코너가 미국 동남부에 하나인 만큼 현재 활동이 좀 더 미국 동남부 전체로 확대되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또한 미국 내에 이러한 활동을 하는 단체가 증가할 수 있길 바라며, 이러한 민간외교활동을 지원하는 대한민국의 지원도 확대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올해 한인청소년지도자육성교육 프로그램에 장학금을 지원해 준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서수현 어번대 명예교수(코리아코너 설립자 및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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